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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셀 파산 신청…친환경 패션은 오래 가지 못했다

H&M 그룹의 주주로 참여했던 스웨덴 재활용 섬유 전문 기업 리뉴셀(Renewcell)이 지난 25일 파산 신청 예정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말 그래도 돈이 없어서다. 리뉴셀은 2012년에 설립되어 의류를 재활용하여 새로운 섬유, 특히 전 세계 주요 패션 그룹에서 사용하는 서큘로스(Circulose)라는 원사를 생산하는 재활용 섬유 전문업체다. 특히 H&M뿐만 아니라 베스트셀러, 타미 힐피거, 가니도 이 원사를 사용하고 있다.

 

리뉴셀 공식 보도자료는 전략적 구조조정을 실행하기에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없어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을 냈다.한동안 거세게 불어닥친 친환경 이슈가 패션 시장의 경기 침체와 소매 경기 부진 탓에 수포로 돌아갔다. 재활용 섬유는 공정 과정이 복잡해 운전자금이 높다. 덩달아 납품 가격도 높을 수밖에 없다.

 

전 세계적 이슈인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패션 업계서는 지금 당장 값싸고, 재고가 충분한 원부자재 수급에 급급한 상황이다. 가치관과 철학이 배제된 친환경 브랜딩이 더 이상 투자 비용 대비 마진을 확보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대다수의 국내외 패션 기업들이 자처한 일이다.

국내 패션 업계 환경도 마찬가지다. 쌓여 있는 재고 의류를 처분하기 위해 패션업계에서 들어보지 도 못한 리퍼브 세일을 비롯한 각종 할인과 세일 전략으로 밀어내기식 처분과 함께 소량의 값싼 원부자재를 수급해 스팟성 발매가 줄을 잇는다.

 

친환경, 기능성 원부자재 사용은 그나마 브랜딩 과정에서 철학이 깃든 몇몇에 그친다. 아마 올해를 기점으로 친환경 재생 섬유 수요는 국내 시장에서도 크게 줄어들 것이 자명한데 비즈니스 트렌드를 주도한 서구권 패션 시장 역시 같은 현상이 이어진다면 더욱 패션 업계의 환경 이슈는 그저 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