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가 마침내 에이스를 밀어내고 한국 법인 설립이후 처음으로 1위를 올랐다. 1위 에이스로 대표되던 침대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시몬스침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 상승한 3,138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6%p 오른 10%로, 시몬스는 매출과 영업이익률 모두 두 자릿수를 찍는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에이스침대가 3,462억원 에서 11.5%가 감소한 3,064억원의 연간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시몬스가 업계의 새로운 1위로 우뚝 섰다.
시몬스의 매출이 에이스를 앞선 것은 한국 법인을 설립한 1992년 이후 처음이다. 브랜드 인지도와 대세감에서 이미 업계 최고로 통하던 시몬스는 객관적인 수치인 매출마저 에이스를 제치는데 성공했다.
에이스와 시몬스는 지난해 별세한 안유수 에이스침대 창업주의 두 아들이 각각 맡아 운영 중인 ‘형제 기업’이다.
장남 안성호 대표가 에이스침대를, 차남 안정호 대표가 시몬스를 경영 중이다. 시몬스는 미국 시몬스로부터 상표권을 취득해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국내 기업이다.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에서 우위는 지난해 매출 상승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치열한 중저가 시장과 달리 300만원 이상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 1,000만 원 이상의 초프리미엄 시장에서 유독 두각을 나타낸 것이 매출 신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2016년 출시한 객단가 1000만원 이상의 뷰티레스트 블랙은 지난해 1월 처음으로 월 판매량 300개를 돌파한 뒤 꾸준히 비슷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반면 중저가 시장을 주요 타깃을 삼고 있는 에이스는 시몬스에 비해 타 브랜드의 공세에 많은 점유율을 빼앗긴 것이 아니냐는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시몬스는 소비자 니즈를 현장에서 빠르게 확인하고자 2019년 소비자 직접 거래 방식의 ‘D2C’ 체제 도입했다. 기존 리빙 브랜드들이 가구 골목을 주 무대로 행해 오던 대리점 납품 방식의 ‘B2B’ 대신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을 중시하는 ‘D2C’로의 전환으로 전국 어디서나 일원화된 서비스를 선사할 수 있게 됐다.
제품 선정 까다로운 특급호텔들의 선택은 시몬스의 비상에 날개를 달아줬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시몬스의 지난해 특급호텔 침대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최근 4년 새 오픈(리뉴얼 포함)한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앤 스파, 파르나스 호텔 제주, 그랜드 조선 제주 등이 시몬스 침대를 비치했다. 서귀포 중문관광단지의 제주신라호텔, 롯데호텔 제주, 그랜드 조선 제주 역시 시몬스의 손을 들어줬다.
그간 시몬스가 장기적으로 지속한 여러 최초의 시도들이 판도 변화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시몬스의 프리미엄 비건 매트리스 컬렉션 N32는 침대업계 최초로 전 제품에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비건 인증까지 획득했다. ESG경영에 민감한 요즘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닿은 덕분인지 실제 N32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자체 직배송 시스템 구축으로 구매 후 72시간 내 침대를 배송해주는 로켓배송과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의 전 제품 도입, 뷰티레스트 1925 판매시 소아 청소년 환아들에게 일정 치료비가 기부되는 ESG 침대 역시 모두 업계 최초의 시도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성수동, 청담, 부산 해운대 등에서 운영해 특히 MZ 세대들에게 시몬스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적잖은 도움을 준 팝업 스토어 역시 기존 침대업계에서는 전례 없는 일이다.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통한 굿즈 판매는 색다른 경험과 신선한 재미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