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91세, 미니멀리즘과 우아함의 상징
현대 패션의 상징적 인물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4일(현지시간)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아르마니 그룹은 성명을 통해 “창립자이자 끝없는 추진력이었던 아르마니의 사망 소식을 깊은 슬픔과 함께 알린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과 가까운 이들 곁에서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
1934년 이탈리아 피아첸차에서 태어난 아르마니는 1975년 동업자 세르지오 갈레오티와 함께 브랜드를 설립한 이후, ‘안감 없는 재킷’과 ‘파워 슈트’로 세계 패션계의 흐름을 바꿨다. 남성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고 여성 이미지를 강인하게 만든 그의 디자인은 1980년대 이후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를 비롯해 200편이 넘는 작품에 의상을 제공하며 할리우드와 긴밀한 인연을 맺었고, 조지 클루니·앤 해서웨이·브래드 피트 등 수많은 스타들이 그의 작품을 즐겨 입었다.
그의 경영 아래 아르마니 그룹은 연 매출 23억 유로 규모의 글로벌 패션 하우스로 성장했다. 의류·액세서리뿐 아니라 향수, 인테리어, 레스토랑, 스포츠팀 운영까지 영역을 넓혔다. 그는 생전 “실용적이지 않은 디자인은 가치가 없다”며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한다”는 철학을 강조했다.
패션계는 거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오늘 세상은 거인을 잃었다”고 말했고, LVMH와 케링 등 글로벌 명품 그룹 역시 “그의 유산은 앞으로도 영감을 줄 것”이라며 추모했다. 이탈리아 총리 조르지아 멜로니는 “아르마니는 절제와 우아함으로 세계에 영감을 준 아이콘”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