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어도 거론되고 언급되는 명작 아이템이 있다. 시간이 흘러 다시 꺼내 입어도 꽤나 멋스러운 리바이스의 501 청바지처럼. 올 겨울 노스페이스의 눕시(Nuptse)재킷이 30주년을 맞이했다.
아웃도어 브랜드로 수많은 히트 파카와 아우트웨어를 세상에 발신해온 더노스페이스(@thenorthface)의 눕시 재킷은 무엇일까.
눕시 재킷은 1992년 첫 세상에 등장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등산이나 극지 탐험과 같은 혹독한 환경에서 탐험가의 보온성 극대화를 위해 레이어링 시스템으로 개발된 재킷이다. 쉽게 말하면 가볍고 따뜻한 아우트웨어가 아닌 이너 다운 재킷 모델이다.
눕시 재킷의 어원도 에베레스트 남서쪽으로 이어지는 히말라야 산맥의 산령 ‘눕체’에서 가져왔다. 눕=서쪽, 체=봉을 의미한다.
히말라얀 파카, 히말라얀 팬츠라고 불리던 당시로서는 비교적 크고 볼륨 있는 다운 제품과 비교해 경량성을 극대화하고 콤펙트하게 착용할 수 있는 눕시 재킷은 이너 다운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존재였던 것이다.
노스페이스의 [Zip in Zip] 시스템은 지퍼에 아우터 쉘과 연결하는 기능까지 더했다.
지금이야말로 얇고 가벼운 이너 다운이 널렸고 보편화 됐지만 당시 마운틴 재킷의 규격 자체가 지금보다 컸던 시대다. 눕시 재킷이 이너 다운으로서 기능이 충분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자.
지금의 눕시는 어떤 모습일까. 패셔너블한 겨울 재킷으로 해마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스트릿씬에서부터 다양한 연출과 코디로 사실 하나쯤 갖고 있을법한 아이템이 됐다. 그렇다면 30년 전 초기 모델과 이번 30주년 모델의 차이는 무엇일까.
초기 모델은 이너 다운 재킷으로 기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타이트한 실루엣을 갖췄다면 해를 거듭날수록 아우터웨어로서 진화하면서 볼륨감이 강조됐다.
그리고 팔목에 붙어 있던 스냅 버튼은 살려뒀다. 시대가 흘러도 이너 다운의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또 하나 변하지 않는 컬러 블로킹까지.
1990년대 세상에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변함없는 매력으로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눕시 재킷. 30년에 걸쳐 길러온 기술과 역사는 자랑할 만하다. 올해도 그 가벼움과 따뜻함에 눈길이 가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