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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역사의 더플코트 ‘글로버올’은 영국의 역사다

영국하면 떠오르는 것을 정리해보자. 맛없는 음식, 우울한 날씨, 신사의 나라, 그리고 클래식이 아닐까. 또 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보자. 스카치 위스키, 버버리, 조 말론, 다이슨, 켄우드, 디스웍스 등. 한 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를 정리하다보면 공통적으로 내재된 가치가 연결된 일종의 ‘특색’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취향과 관점에서 말이다. 트렌치코트는 버버리, 맥코트는 스코틀랜드 기반의 매킨토시, 왁스 재킷은 바버, 공식이라면 더플코트는 글로버올이다.

 

브리티시 클래식 더플코트 ‘글로버올’
더플 코트가 곧 영국의 역사
군수품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영국하면 떠오르는 것을 정리해보자. 맛없는 음식, 우울한 날씨, 신사의 나라, 그리고 클래식이 아닐까. 또 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보자. 스카치 위스키, 버버리, 조 말론, 다이슨, 켄우드, 디스웍스 등. 한 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를 정리하다보면 공통적으로 내재된 가치가 연결된 일종의 ‘특색’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취향과 관점에서 말이다. 영국의 브랜드는 모던하고 베이직하지만 기능에 충실하다고 느껴진다.

 

여기서 조금 더 세밀하게 ‘클래식’을 강조해 보자. 또 하나 영국을 대표할 만한 브랜드가 있을까. 더플코트 브랜드 글로버올(@Gloverall)을 떠올리는 사람이 더러 있을 것 같다. 트렌치코트는 버버리, 맥코트는 스코틀랜드 기반의 매킨토시, 왁스 재킷은 바버, 공식이라면 더플코트는 글로버올이다.

 

클래식과 트렌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베이식 아이템이 하나 있다면 해가 바뀌어도 오랜 시간 소장할 수 있는 기본 아이템이 될 것이다. 물려줄 필요까진 없지만 적어도 몇 해가 지나서도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이다.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의 오리지널 더플코트 글로버올을 소개한다.



70년 역사의 헤리티지를 지닌 더플코트


글로버올은 1951년 시작된 브랜드다. 자그마치 70년의 역사다. 우리나라 기성복 역사와 비교하면 상당히 긴 역사와 유산을 지닌 브랜드다. 글로버올은 더플코트 그 자체다. 글로버올의 더플코트는 영국인의 손에 영국산 원단을 사용해 영국에서 수작업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고 한다. 지금이야 이태리산 원단을 적절히 쓰고 있다.

사실 더플코트의 역사를 따져보면 의문점이 몇 가지 있다. 더플 코트는 영국산 원단이 아닌 벨기에 두플(duffle) 지방에서 수급된 거칠고 뻣뻣한 모직물를 사용한 외투에 붙여진 이름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코트가 아니다.


1919년 영국 해군 아이언 듀크(Iron Duke) 호에서 더플 코트를 입은 선원들

보온성이 좋은 두플 지방 모직물을 사용한 코트는 북해 선원들의 방한복으로 사용됐다. 더플코트의 가장 큰 특징은 토글이라는 단추 형식과 지푸라기가 꼬아져있는 매듭에 코트를 채우는 형식과 후드가 달려있는 형태다.

 

 

생각해보라. 추운 북해의 선원들이 손이 꽁꽁 언 상태에서 일반적인 단추를 채우고 푸는 게 힘들었지 않았을까. 두꺼운 장갑이라도 끼고 있다면 더욱 어려웠을 것이고. 결국 손쉽게 단추를 채우고 푸는 것으로 고안된 형태가 지금의 토글 방식이다. 후드부착 역시 머리를 따뜻하게 보호하기 위한 방한 목적이 짙은 디테일인 것이다.

 

 

북해 선원들이 입던 방한복이 어떻게 영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코트가 됐을까. 19세기 영국 상인들이 더플코트의 뛰어남을 알아보고 영국으로 가져와 영국 해군에게 조달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 선원들은 더플 코트를 입었다. 그리고 대 히트를 쳤다. 하나 더 세계적인으로 유명하고 시대가 바뀌어도 지금까지 그 형태감을 유지하게 된 패셔너블한 외투로 자리한 이유가 무엇일까.


시대의 영웅 버나도 몽고메리 장군의 스타일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몰라도 ‘라이언일병구하기’ 영화는 정도는 알 것이다. 영화 속 소재로 해안에서 쏟아지는 총탄을 피해 적진으로 상륙했던 그 장면 말이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다. 작전의 총사령관은 몽고메리 장군이었다. 당시 전쟁 영웅 몽고메리장군이 실제 선원들과 보급용 더플코트를 입고 선전용 방송 보도에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더플코트를 아예 몽고메리 장군의 애칭을 딴 몬티 코튼(Monty coat)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더플코트를 입은 몽고메리장군의 모습(우측)

 

그렇게 더플코트는 영국인들에게 승리를 부른 전투복. 그리고 전쟁 영웅 몽고메리 장군이 입고 있던 핫한 스타일로 각인됐다. 심지어 전쟁이 끝나고도 많은 선원들과 병사들은 더플코트를 입고 다녔다. 그렇게 전쟁은 끝났고 남아돌던 군수품 더플코트는 영국 국방부 상대로 작업복과 안전장갑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던 엠 앤 에프 모리스(M.&F. Morris)산업복의 도움을 받아 시장에 코트를 내놨다. 영국 국방부가 처분해야 될 자산이었던 셈이다. 이때 엠 앤 에프 모리스(M.&F. Morris)의 해럴드 모리스 대표는 1951년 장갑을 의미하던 글로브(Clove)와 작업복을 뜻하는 오버올(Overall)을 조합해 글로버올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1941년 발행된 우표에 그려진 더플 코트를 입은 영국 해군 모습

싸고 단단했던 글로버올 더플 코트

 

글로벌올은 히트를 쳤다. 싸고 질겼으며 따뜻했다. 전후 영국 시민들은 더플 코트에 열광했다

글로버올 코트는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헤럴드 모리스 대표는 이때 결단을 내린다. 군수품의 더플 코트를 시장에 내다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패셔너블한 외투로 직접 만들어 당시 유행에 걸맞게 다시 고안하기로 말이다.

 

코트에 부착하기 어려운 황마 로프 대신 가죽 스트랩을 달기도 했다. 나무로 만든 토글은 소뿔로 교체했다. 지금이야 황마 로프 대신 유연하고 질긴 합섬 로프로 대체되고 있지만 당시 가죽 스트랩은 혁신적이었다. 그리고 벨기에 듀퓰 지방의 거친 원단 대신 이태리산 부드럽고 따뜻한 원단과 체크와 같은 다채로운 패턴의 소재도 사용했다.

 

그리고 글로버올은 몽고메리의 애칭을 딴 몬티 더플의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운도 좋았다. 자동차 경주 포뮬러1에서 우승 경험이 없던 영국팀과 영국 사람들에게 있지 못할 기쁨이 1957년 선사됐고 당시 순간 몬티 더플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저급의 레이스카 기술과 잦은 사고로 영국인들에게 포뮬러1 우승은 언제나 꿈 같은 일이었다. 이때 영국 모토스포츠의 뿌리인 반월(Vanwall)이라는 레이싱팀이 만들어졌고, 영국의 기술로 레이스카를 만들어 스터링 모스와 토니 브룩스 등 영국 선수들이 우승과 상위권에 랭크됐다. 이때부터 스터링 모스는 영국인의 영웅으로 불렸다. 그날 경기에서 6위를 차지한 토니 브룩스가 글로버올의 몬티 더플을 입고 나온 모습이 스터링 모스 경이 함께 포착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이다.


토니 브룩스가 더플 코트를 입고 역사적인 순간 포착됐다

전 세계로 팔려나간 더플 코트

 

유명세를 톡톡히 치룬 글로버올을 소유해던 엠 앤 에프 모리스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시작하게 된다. 당시 영국 정부는 산업 혁명을 거치며 산업공해로 홍역을 치룬 터라 새로운 공장을 런던에 설립하는 것을 금지했다. 글로버올은 1962년 영국 남부 노샘프턴셔(Northamptonshire)의 시장 도시 웰링버러(Wellingborough)로 이전하면서 대박을 쳤다. 상업의 중심지인 웰링버러에서 물 만난 고기였다.

 

글로버올 디자인 팀은 더욱 패셔너블한 더플과 캐주얼한 아우터를 개발하며 인기를 끌었고 영국을 제외한 유럽 지역과 홍콩, 일본, 호주, 뉴질랜드 새로운 시장으로 팔려나갔다. 1960년대 말까지 글로버올을 40개 이상의 국가에서 팔려나갔다.

일본에서 대히트를 쳤던 더플 코트를 여전히 패셔너블한 아이템으로 소화되고 있다.

1970년대 중반에 들어서는 일본이 글로버올의 최대 수출이 시장이 됐고 이후 한국에서도 더플 코트가 겨울철 방한복으로 대히트를 치게 된다.
1980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에서 영국 올림픽 선수팀을 위한 더플 코트를 디자인하면서 말 그래도 영국=더플코트 그리고 글로버올의 공식이 성립 됐고 1987년 British Apparel Export Award의 첫 수상 브랜드로 글로버올이 선정됐다.

글로버올은 영국의 역사다. 산업 혁명과 제2차 세계 대전 그리고 군수품의 패션화 까지. 게버딘 소재로 영국의 습한 날씨를 이겨내기 위해 만들어진 참호를 뜻하는 군복 트렌치코트처럼 더플 코트 역시 전쟁의 역사와 함께 한다.


영국에서 범국민적인 사랑 받는 캐릭터 패딩턴의 더플코트를 입은 모습


지금까지 더플 코트와 글로버올이 사랑받는 이유는 긴 유산과 역사를 지니기도 했지만 1951년 처음부터 오늘날까지 영국 내에서 생산되며 수작업을 거친 프리미엄을 지향하고 있는 클래식한 브랜드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70년이 지난후에도 브랜드가 지닌 철학과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 유산과 장인정신은 브랜드의 필수 요소로 다루고 있다는 점.

 

글로버올의 자랑스러워하는 유산은 영국 메이드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성공 공식은 간단하다. 우수한 품질과 구조의 클래식한 디자인 그리고 과도한 실험 대신 숙련된 장인들이 70년의 글로버올의 이야기를 알고 있으며 제품에 고스란히 녹여 내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