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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저작물에 대한 미국 법원의 판결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미국 저작권청은 2023년 2월 만화 새벽의 자리야가 등록에서 제외된다는 결정을 했다. 법에 따라 인간이 만든 창작물에만 저작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이유가 핵심이다. 원작(original)의 기준을 크게 독립적인 창작과 충분한 창의성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규정했다. 미국 저작권청은 "인간 저자를 포함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저작물이 등록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서 작가는 저작권청에 만화 제작과정에 대해 "만들고, 개발하고, 세련되고, 재배치하고 중간 이미지의 요소를 포함하여 응집된 전체로 통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 법원이 인간의 손길 없이 AI(인공지능)로만 만든 예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헐리우드 리포터,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AI가 만든 예술 작품의 저작권 등록을 거부한 미국 저작권청 결정에 손을 들어줬다. 이번 재판은 인공신경망 개발사인 이매지네이션 엔진의 최고 경영자인 스티븐 탈러(Stephen Thaler)가 인공지능으로 생성한 예술작품의 저작물 등록을 저작권청이 거부하자 이의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스티븐 탈러는 지난 2018년 ‘크리에이티비티 머신(The Creativity Machines)’이라는 AI로 만든 그림의 저작물 등록 신청을 하면서 AI를 단독 창작자로 기재했다. 업무상 저작물로서 스티븐 탈러가 저작권자가 되고, AI가 창작자로 이름을 올리는 형태다. 미국 저작권법상 업무상 저작물(Work for Hire)은 법인이나 단체 등 고용주가 저작권자가 된다.

 

하지만 저작권청은 탈러의 저작물 등록 신청이 요건에 맞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퇴짜를 놓았다. 인간의 창작적 노력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이유다.

 

저작권청은 앞서 올해 3월 AI로 생성한 저작물이라도 사람의 창의성이 드러나야 하며, 저작물로 등록이 되더라도 사람이 개입한 부분에 대해서만 저작권을 갖는다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지침에 따르면 탈러가 만든 작품처럼 인간이 창작 과정에 전혀 참여하거나 개입하지 않은, AI로만 자동 생성된 작품은 저작물로 등록할 수 없다.

 

베리 하웰 연방 판사는 “인간이 저작자여야 한다는 게 (저작권법의) 기반이 되는 요구 사항”이라고 못을 박으며 저작권청의 결정이 정당하다고 봤다. 원숭이가 찍은 셀카 사진의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았던 판례처럼, 인간이 아닌 AI가 단독 창작자인 작품의 저작권도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웰 판사는 “저작권법이 시대에 따라 적응하도록 설계”됐지만 “새로운 도구나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경우라도 인간의 창의성이 저작권 성립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AI 활용 사례가 늘어날수록 ‘인간의 개입이 얼마나 필요하고, 어디까지 인정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는 모호한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도 내다봤다. 다만 이번 사태는 창작 과정에서 어떠한 개입도 없었던 만큼 명확하게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에서 벗어나는 사례라고 봤다.

스티븐 탈러는 연방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탈러 측 법률 대리인은 “저작권법에 대한 법원의 해석에 정중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저작권청은 법원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스티븐 탈러가 AI가 창작한 작업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앞서 다부스(DABUS)라는 AI가 발명했다는 음료수 홀더의 특허를 세계 각국 특허 당국에 출원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이번 사건과 마찬가지로 특허권에 의해 등록이 거부됐으며, 대법원도 지난 4월 특허상표청의 거부 결정에 손을 들어줬다. 국내에서도 지난 6월 서울행정법원이 탈러 측이 특허청의 특허출원무효처분에 대해 제기한 취소 청구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특허법령상 발명자는 ‘자연인’, 즉 생물학적 인간이어야 한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