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의 귀환, 오아시스가 불러온 ‘세기말 열풍’의 리부트

이번 ‘오아시스 리턴’은 과거의 부활이 아니라 세대를 뛰어넘는 록의 리부트(Reboot) 그 자체예요.

 

해체 이후 15년, 다시 무대에 선 오아시스.

향수 이상의 현상으로 재점화된 브릿팝의 불씨

 

2025년, 록의 부활은 단순한 음악계 이벤트가 아니다.

 
오아시스(Oasis)의 재결성은 시대가 봉인해둔 1990년대의 감정, 그리고 브릿팝이 상징했던 ‘세대의 정체성’을 다시 소환하는 문화적 사건에 가깝다.

1994년 데뷔 이후, 오아시스는 맨체스터 노동계층의 거친 에너지와 유쾌한 오만함으로 ‘록의 마지막 세대’를 대표했다. 그러나 2009년 해체 이후 세계 음악계는 힙합과 팝 중심으로 재편되며, 록은 잠시 박물관 속의 유물처럼 취급되었다.

그런 흐름 속에서 2024년 8월, 그들의 SNS에 올라온 한 줄의 문구 — “27.08.24 8am.” — 은 전 세계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이들의 재결합은 예상 가능한 ‘복고’와는 다르다.
그건 ‘과거의 부활’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가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발견한 세기말 록의 재해석이다. 오아시스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 MZ 세대는 부모 세대의 기억을 소비하듯, 새로운 열광으로 록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들이 웸블리 공연 현장에서 들고 있는 플래카드는 향수보다 ‘전이된 경험’의 상징이다.

 

패션계 역시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리암 갤러거가 즐겨 입던 스톤 아일랜드는 복각 컬렉션을 선보였고, 아디다스는 오아시스 협업 굿즈를 공개했다. 록은 음악을 넘어 스타일과 태도의 복권이 된 셈이다. 오아시스의 컴백은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라, 한 시대의 기운이 다시 현실로 침투하는 장면이다. 오아시스는 2025년 월드투어를 통해 세대와 문화를 넘는 재결합의 의미를 증명하고 있다.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낡지 않았다. 오히려 더 솔직하고, 더 자유롭다. 이번 열풍이 보여주는 건 단순한 복고의 감상이 아니라, ‘록’이라는 장르가 여전히 지금 세대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