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드옴, 파리에서 펼친 ‘이중생활’

옷장 하나에 담긴 여러 개의 삶, 그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솔리드옴므의 새로운 유니폼을 보니 벌써 다음 겨울이 기다려지네요.

파리 남성복 패션위크서 26FW 컬렉션 공개
새로운 ‘현대적 유니폼’ 제시

 

디자이너 우영미의 대표 브랜드 솔리드옴므(SOLID HOMME)가 1월 21일(현지시간), 파리 남성복 패션위크 공식 일정으로 2026 가을·겨울 컬렉션을 공개했다. 쇼는 파리 11구에 위치한 ‘라 메종 데 메탈로(La Maison des Métallos)’에서 진행됐다.
이번 컬렉션의 주제는 ‘듀얼 시프트(Dual Shift)’. 솔리드옴므는 이를 통해 현대인의 확장된 자아와, 하나의 옷장 안에서 여러 개의 삶을 살아가는 동시대적 라이프스타일을 탐구한다. 가구를 만드는 회계사, 밤새 코딩하는 바리스타처럼 역할에 따라 분리돼 왔던 삶의 경계를 허물고, 두 세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현대적 복식에 응답한다.

 

컬렉션은 클래식 맨즈웨어를 기반으로 한 정제된 테일러링과 의도적인 반전이 공존한다. 체스터필드 코트와 수트는 겨울 오피스 룩의 전통적인 틀을 제시하고, 트위드와 헤링본 같은 헤리티지 소재는 무게감을 더한다. 여기에 워크웨어적 요소가 개입되며 정형성을 흔든다. 점프수트와 스웨트 팬츠는 구조적인 테일러드 피스와 믹스매치되고, 에이프런과 용접 장갑 같은 유틸리티 디테일이 자연스럽게 결합된다.
컬러 팔레트는 아몬드 밀크와 그레이를 중심으로 딥 브라운이 안정감을 잡고, 징코 옐로우와 일렉트릭 블루가 강렬한 포인트로 작용한다. 구조적인 스트랩이 강조된 핸드메이드 가죽 가방, 로퍼와 슬리퍼의 경계를 허무는 슈즈는 컬렉션이 말하는 이중적 서사를 완성한다.

 

쇼 공간 역시 컬렉션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오피스와 공방을 클래식하게 재해석한 무대는 두 개의 공간이 분리되면서도 통로를 통해 연결되는 하이브리드 구조로 연출됐다. 정밀함과 과정이 교차하는 이 공간에서 솔리드옴므는 현대인을 위한 새로운 유니폼의 정의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외 패션 매체 역시 이번 컬렉션에 주목했다. Hero Magazine은 “사무실과 작업실을 오가는 현대인의 이중성을 해부했다”고 평했으며, Hypebeast는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다중적 자아의 평행적 삶을 조명했다”고 전했다. 두 매체 모두 정교한 테일러링과 투박한 워크웨어의 결합을 통해 완성된 솔리드옴므 특유의 현대 남성상에 주목했다.
한편 솔리드옴므는 디자이너 우영미가 1988년 서울에서 론칭한 첫 번째 브랜드로, 2021년부터 파리 남성복 패션위크 공식 스케줄에 참여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