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Close this search box.
Search
Close this search box.

MZ세대가 열광한 ‘아미’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공식 온라인 쇼핑몰과 파패치 판매 비중은 20%, 온라인을 통한 미국과 중국 시장 판매 비중은 온라인 총 매출에 각각 17%, 16%에 그쳤다.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었다.

 

 

론칭 초기부터 외부 투자 자본 유치

 

독립 디자이너 레이블의 성공 모델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로 시작해 글로벌 시장에서 최근 주목받는 대표적인 해외 브랜드를 꼽으라면 프랑스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 ‘아미(AMI)’가 유력할 것이다.

한국 시장에서도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마티우시(Alexandre Mattiussi)가 10년 전 자신의 이름 알파벳 이니셜인 ‘AM’과 ‘I’를 결합해 만든 ‘아미(AMI)’는 프랑스어로 ‘친구’라는 의미다.

 

론칭 첫해 180만 유로(약 24억 원)에 그쳤던 작은 규모의 독립 브랜드가 이제 5천만 유로(약 675억 원) 이상의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아미의 성장 동력은 투자자와 창업자의 균형

 

아미 성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수많은 독립 디자이너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아미의 성장 궤적을 살펴보면 중요한 원동력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자본’이다.

지난해 1월 아미는 중국 자본인 세콰이어 캐피탈 차이나로부터 과반수 지분을 넘기고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아미는 표면상 중국 자본에 넘어간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됐다. 중국 자본의 브랜드가 된 셈이다.

즉, 브랜드 설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렉산드로 마티우시의 창의적인 디자인과 영리한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 외에도 아미 성장의 핵심 동력은 막대한 자본금을 등에 업은 본격적인 투자 전략에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미 론칭 초기 엔젤 투자자를 자처한 니콜라스 산티-웨일(Nicolas Santi-Weil)의 큰 그림까지 들여다보면 더욱 놀랍다.

아미의 외부 투자 전략은 브랜드 론칭 초기부터 궤를 같이한다. 아미는 유럽 기반의 여느 럭셔리 브랜드처럼 외부 자본 투자에 보수적인 자세를 견지하기보다 초기 창업 단계에서부터 적극 나서 왔다.

 

실제 지난 2011년 브랜드 론칭 2년 차에 프랑스 공공 투자은행(Bpifrance)의 패션 펀드(Mode et Finance)로부터 지분 일부를 양도하는 조건으로 투자를 받았다.

이처럼 비즈니스 초기 단계에서부터 펀딩 받았고 지난 2020년에는 시장 확대를 목적으로 사모펀드, 전략 투자자 등 잠재적 투자자들과 폭넓게 접촉을 시도해왔다.

 

결국 지난해 1월 세콰이어 캐피탈 차이나로부터 지배적 투자를 받아 브랜드 론칭 이후 첫 글로벌 M&A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것이다.

중국 금융시장에서는 지난 2005년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랑방을 인수한 푸싱 그룹(Fosun International)에 이은 가장 성공적인 프랑스 브랜드 투자로 꼽고 있다.

 

 

알렉산드로 마티우시

 

창의성과 상업의 경계

 

아미는 자본 투자 유치 과정에서 항상 ‘창의성’과 ‘상업성’의 경계를 강조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니콜라스 산티-웨일 CEO는 아미 론칭 당시 엔젤 투자자다. 그의 철학도 알렉산드로 마티우시와 같다.

일반적으로 브랜드가 투자자를 찾는 목적은 비즈니스 규모 확대에 있지만, 아미는 브랜드 특유의 창의성과 DNA 존중을 우선시했다.

니콜라스 산티-웨일은 럭셔리 패션 브랜드에서 10년 동안 비즈니스 매니저로 활약해왔다. 프랑스 맞춤 셔츠 제조업체 ‘Liste Rouge’에서 미국 시장과 온라인 비즈니스를 맡았다.

 

이후 더 쿠플스(The Kooples)의 론칭 작업에 합류, 직접 자본을 투자해 공동 대표로 4년 동안 사업을 이끌며 전 세계 350개 매장으로 확장시킨 바 있다.

이후에도 스트리트 패션 전문 웹매거진 하이스노바이어티(Highsnobiety), LA 기반의 여성 패션 브랜드 애니빙(ANINE BING) 타이거, 캐나다 프리미엄 보석 브랜드 메주리(Mejuri) 등에 투자하며 브랜드의 시장 안착에 크게 이바지한 인물이다.

아미의 이번 세콰이어 캐피탈 차이나의 투자 유치도 니콜라스 산티-웨일이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실제 아미는 지난 5년 동안 중국 시장에서 전체 실적의 상당수를 거둬들이며 가장 괄목할만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달 니콜라스 산티-웨일은 포브스와 인터뷰를 통해 “현재 아미의 판매 실적이 가장 높은 곳은 중국 시장”이라고 언급했다.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여전히 자위력을 자랑하는 알렉산드로 마티우시 역시 현재의 창의적인 디자인 활동과 예술적 가치, 브랜드 연속성을 보장한 옵션을 이번 브랜드 매각 이유의 1순위로 꼽았다.

 

아미는 브랜드 운영과 철학 등 브랜드를 이루는 모든 요소에 대한 자본가의 개입을 막았다.

브랜드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기본 가치를 이해하는 세콰이어 캐피탈 투자 자본을 기반으로 글로벌 영향력과 디지털 전문성을 더욱 확대해가고 있다.

지난 2018년 중국 베이징에 첫 부티크 매장을 연 아미의 현지 인기는 한국 시장 이상이다.

아예 지난 2020년에는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운영과 관리를 위한 현지 직진출 법인 설립까지 했다.

 

 

투자 자본으로 이커머스 확대 나선 아미

 

프랑스 아미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전 세계 12개에 달한다.

그중 8개가 중국, 나머지는 파리, 런던, 도쿄에 있다. 한국에서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독점 수입 계약을 맺고 운영 중이다.

아미는 중국 오프라인 유통 확장에 투자 자본을 대거 활용할 예정이며 나머지는 이커머스 역량 강화와 함께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투입할 계획이다.

브랜드 론칭 후 10년 동안 아미는 남성복 컬렉션 위주의 홀세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왔으나 최근 이커머스 분야에 집중 투자하면서 실적의 절반을 디지털 채널을 통해 거둬들이고 있다.

 

그렇다고 홀세일 부문의 비중이 낮은 것도 아니다. 현재 277개 홀세일 파트너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문제는 D2C 비중이 그동안 너무 낮았다는 점이다. 때문에 브랜드 공식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하고 디지털화를 지속적으로 추진, D2C 판매를 확대했고 지난해부터 결실을 보고 있다.

 

지난 2019년 홀세일을 제외한 직접 판매 실적은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했다.

공식 온라인 쇼핑몰과 파패치 판매 비중은 20%, 온라인을 통한 미국과 중국 시장 판매 비중은 온라인 총 매출에 각각 17%, 16%에 그쳤다.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브랜드 총 매출의 약 27%가 온라인 D2C 부문을 통해 일어났다. 매치스패션, 센스 등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통한 홀세일을 포함하면 비중은 40%까지 올라간다. 지난해 아미의 이커머스 실적은 전년대비 100% 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치 하트 A’ 내세워 카테고리 확장 목표

 

자본 유치를 통해 아미는 MZ세대에 확실히 각인된 ‘피치 하트 A’ 로고를 앞세워 카테고리 확장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성복 컬렉션을 추가한 아미는 지난해 액세서리와 신발 등 품목을 확장했다. 액세서리 비중은 지난해 총 상품 구성비 기준 10%를 차지한다.

가능성도 확인했다. 지난해 아미는 프랑스 영화 역사상 가장 주목받은 여배우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까뜨린느 드뇌브(Catherine Deneuve)를 뮤즈로 발탁해 새로운 핸드백 라인을 출시했고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또 지난해 7월 이태리 기반 유명 모자 브랜드 보르살리노(Borsalino)와 파트너 계약을 맺고 올봄 캡슐 컬렉션을 출시, 두 브랜드가 공동으로 마케팅을 펼친다.

이후 아동복 등 다양한 영역으로 카테고리 확장을 검토 중인 만큼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 지위를 뛰어넘어 토털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모든 계획과 전략은 당연히 예술적 창의성을 지닌 알렉산드로 마티우시 디렉터, 브랜드 비즈니스 디렉터이자 CEO 니콜라스 산티-웨일의 브랜드 운영 철학과 이를 존중하는 자본가의 확실한 협력의 관계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