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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운동화를 EC에서 판매하는 한계에 직면

일본의 D2C 스니커즈 브랜드 ‘고 위드 화이트(GO WITH WHITE, 이하 GOWW)’가 오프라인 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당초 사업 계획을 철회하고 팝업 매장을 열어 많은 고객들을 불러 모아 화제를 낳고 있다.

GOWW는 화이트 컬러의 스니커즈에 특화된 D2C 브랜드다. D2C 사업은 슈퍼 스튜디오의 자회사 스튜디오 베타가 전개하고 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신을 수 있는 깨끗한 화이트 컬러 운동화를 판매한다는 모토로 시작됐다.

온라인 D2C 판매만을 고수하던 GOWW가 돌연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9일간 일본 도쿄 시부야 미야시타 파크에 팝업 매장을 오픈, 약 2천여 명이 방문해 목표 판매 수량의 2배 기록을 달성했다.

GOWW가 갑자기 팝업 매장을 연 것에는 이유가 있다.
온라인 쇼핑 고객과 오프라인 쇼핑 고객의 구매 성향이 다르다고 판단해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고객 동선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더해졌다.

 

흰색 운동화를 EC에서 판매하는 한계에 직면

 

GOWW는 D2C 특화 브랜드답게 온라인에서 자사 판매 채널을 주축으로 사업을 이어왔다.

브랜드를 소개하는 내용도 간결했다. ‘한번 신어보면 가볍고, 착용감이 좋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 문장이 전부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고객들에게 전해지기 어려운 내용이다.

결국 구매 전 시착이 가능하도록 상품을 발송해 주는 서비스도 마련했지만 구매자 입장에서 번거로움은 여전했다.  게다가 취급하고 있는 상품은 화이트 컬러의 스니커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20대 후반에서 40대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보니 패셔너블한 스니커즈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한계도 나타났다.

결국 스니커즈의 흠집이나 얼룩을 제거해주는 리페어 서비스와 신발 끈을 고객이 직접 골라 주문 제작하는 서브스크립션(정기 구독) 방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을 고객이 오프라인에서 직접 체험하도록 한 뒤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과감히 팝업 매장을 연 것이다.

점 내 무인 자판기로 팝업 내점객 판별

 

팝업 기간 GOWW의 목표는 소비자의 실제 반응 데이터를 토대로 한 구매층 분석이다.

오프라인 팝업 매장에서 얻은 데이터를 어떻게 온라인 채널에서 활용해 소비자를 모을 수 있는지 모색하는 것도 백엔드 데이터에 필요했다.  GOWW가 내놓은 방법은 팝업 매장 입구 천장, 스니커즈 진열 선반 부근에 AI(인공지능) 카메라를 설치해 내점객의 성별, 연령, 시선의 움직임을 계측한 것이다.

내점 고객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를 분석했고 매장 밖에도 센싱 카메라를 설치해 통행량 데이터까지 측정했다.

재미난 이벤트도 마련했다. 팝업 매장 내 무인 자판기를 설치해 자판기 패널에 부착된 QR코드를 찍고 GOWW의 공식 SNS 계정을 팔로워 하면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매장 스태프로부터 자판기 전용 코인을 받아 자판기에 넣으면 GOWW의 슈케어 상품 등 6가지 종류의 상품을 선택해 한 가지를 직접 받아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랜덤 버튼을 누르면 GOWW의 스니커즈까지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언뜻 보면 내점객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이벤트 기획인 것 같지만 역할은 그뿐만이 아니다. 실제 목적은 팝업 매장에 방문한 신규 고객을 파악하는 것이다.

 

QR코드로 멤버십 가입 유도 

 

자판기에 부착된 2차원 QR코드는 팝업 매장 전용 코드다. 덕분에 얼마나 신규 고객이 방문했는지 측정할 수 있었다. 이렇게 획득한 데이터는 온라인 점포와 오프라인 방문 점포 고객을 분류해 타깃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팝업 매장에서 운동화를 산 고객이 온라인에서 추가 구매하도록 연결하는 것도 이번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통해 이뤄냈다.

일반적인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GOWW는 고객이 운동화 진열 선반에 각각 부착된 QR코드를 찍어 상품과 사이즈를 선택한 후 이름, 주소 등 개인정보를 입력해 회원등록을 마친 뒤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상품은 당일 팝업 매장에서 직접 받거나 온라인 무료 배송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점포에 있으면서도 구입 단계는 온라인 쇼핑몰과 같다는 것이다. 팝업 매장 내점 고객과 연결고리를 만들고, 필요에 따라 수리나 커스텀 등의 서비스를 포함한 구독 서비스도 안내했다.

 

팝업 구매자 90%가 구독에 가입

 

그 결과 팝업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한 고객의 90%가 구독 서비스에 가입했다.

단순히 브랜드를 알리는 데 그치는 팝업 매장 이벤트가 아닌 직접 판매로 이어지며 방문자와 구매자 데이터까지 확보해 더 나은 마케팅 활용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한 셈이다.

기대 이상의 성과도 보였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신발을 시착한 고객 경험을 통해 얻어낸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신뢰는 물론 구독 서비스에 대한 높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결과적으로 GOWW는 도쿄 주요 상권에 체험, 팝업 매장을 추가로 더 열기로 했고 오프라인 매장을 전국 상권으로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을 세웠다.

매장은 단지 상품만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새로운 서비스 개발 등 상품의 콘셉트 결정 단계에서부터 고객 반응을 확인하는 데이터 랩으로 활용할 수 있다.

GOWW는 팝업 매장을 단순히 마케팅 차원으로만 보지 않고 온오프라인을 성공적으로 통합해 데이터 수집의 장으로 활용한 첫 브랜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