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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클레르, 협업 프로젝트 지니어스 프로그램 중단 선언

대부분의 럭셔리 브랜드와 달리 몽클레르는 가방에 중점을 두지 않았다. 이 모든 점을 보안해 내년 지니어스를 새롭게 꺼내 들기로 한 것이다.

 

 

메인 컬렉션 강화하고 테크니컬 의류 집중

 

지니어스는 내년 Z세대 겨냥 재출시

 

이탈리아 패딩의 대명사, 몽클레르(Moncler)가 화제의 협업 프로젝트 ‘지니어스(Ginius)’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파산 직전의 ‘몽클레르’를 다시 전성기로 살려낸 프로젝트를 일시적으로 중단키로 한 배경에는 레모 루피니(Remo Ruffini) 몽클레르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

레모 루피니 회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인 부촌 벨 에어(Bel Air) 교외에서 하이킹하던 중 사람들이 몽클레르 대신 다른 브랜드의 제품을 선호하고 즐겨 입는 현상을 목도한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몽클레르 지니어스 프로젝트는 대대적인 마케팅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매년 8개의 캡슐 컬렉션을 출시하며, 트렌디한 디자이너와 협업해 잠재된 MZ고객을 확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스포츠웨어와 럭셔리 패션 브랜드 사이에 위치한 몽클레르가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아웃도어 스포츠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의 위협을 받으면서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스키웨어 ‘그리노블’ 재출시

 

쉘파카, 후리스 점퍼 등 기능성 의류를 즐겨 입는 수많은 밀레니얼 고객들이 주로 ‘아크테릭스’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 등의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본 레모 루피니 회장이 꺼낸 카드는 몽클레르의 스키웨어 브랜드 ‘그리노블(Grenoble)’이다.

마케팅 방향은 ‘산에 집중하는 것’으로 잡았다. 활동적인 밀레니얼 세대에게 산악 스포츠용 테크니컬 의류에 중점을 둔 ‘그리노블’을 재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해 관심을 끌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리노블의 재출시가 몽클레르의 전략의 유일한 변화는 아니다.

브랜드 구조를 재구성하고 새로운 형태의 매장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또 이탈리아 캐주얼 브랜드 ‘스톤아일랜드’를 인수하면서 신발 부문에 투자하며 품목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매출이 급격히 반등한 후에도 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장기 전략이다. 실제 지난 1분기 몽클레르의 매출은 전년대비 29%, 스톤아일랜드는 32% 신장했다.

몽클레르 그룹 수익만 놓고 보면 지난해 20억 유로(약 2조 6,953억 원)를 넘어섰으며, 이는 2013년 상장 당시보다 4배 이상 증가한 실적이다.

 

 

한정적인 인기 상품

 

그럼에도 몽클레르는 한계를 보여 왔다. 바로 제품의 확장성이다.

 

1천 유로(약 135만 원)의 몽클레르 마야 재킷과 몇 가지 주력 품목에 크게 의존해온 판매 전략의 성공 가능성이 최근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불확실해졌다.

 

RBC 캐피탈 마켓의 애널리스트인 피랄 다다니아(Piral Dadhania)는 “몽클레르는 지난 1분기 실적 이후 의미 있는 컨센서스(애널리스트 전망치 평균)업그레이드는 기대하지 않는다”라며 “2분기 중국의 역풍과 경쟁 브랜드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시장 확대에 따라 실적 전망은 다소 어둡다”라고 말했다.

시장 분위기상 몽클레르는 새로움을 갈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지니어스 이니셔티브에 쏟아부은 자원을 당분간 메인 상품 보강과 그리노블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다가올 추동시즌 몽클레르는 론칭 70주년을 맞는다. 산에 집중했던 브랜드의 당초 철학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Z세대 겨냥한 지니어스 컬렉션

 

몽클레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세르히오 잠본(Sergio Zambon)이 기획한 몽클레르 지니어스 협업 컬렉션의 방향도 나왔다.

Z세대 고객을 대상으로 내년에 재출시될 지니어스 컬렉션은 패션 디자이너와 독점적으로 협력하기보다는 엔터테인먼트 및 스포츠와 같은 다른 산업에서 협업 상대를 찾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실제 스트리트웨어, 애플, 그리고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브랜드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선보였던 지니어스 이니셔티브가 어렵게 얻은 하이엔드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고 고객을 확보하는데 보탬은 되었지만 몽클레르 자체를 조명하기보다 협업 대상의 디자이너 프로필과 레이블을 강조하는 데 힘써온 것이 사실이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이렇다 할 소득이 없었다.

 

밀라노 보코니 대학의 교수이자 럭셔리 코디네이터인 파올라 실로(Paola Cillo)는 몽클레르 지니어스 프로젝트를 “제품을 통해 매우 빠르게 소비자와 소통을 이뤄냈다는 면에서 브랜드에 속도감과 역동성을 가져온 것은 분명하나,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이것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라며 “실제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품목의 수를 늘리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몽클레르는 스트리트웨어 무드를 가미하거나 하이엔드 아우터 브랜드 이미지를 갖춰 나갔지만 액세서리와 신발과 같은 카테고리를 늘리려는 노력은 더디게 진행됐다.

 

배낭, 안경류, 향수를 포함해 토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다.

 

신발 품목 강화 나선 몽클레르

 

대부분의 럭셔리 브랜드와 달리 몽클레르는 가방에 중점을 두지 않았다. 이 모든 점을 보안해 내년 지니어스를 새롭게 꺼내 들기로 한 것이다.

다만 지니어스 프로그램은 디지털을 중심으로 마케팅과 컬렉션 출시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그중 신발은 몽클레르가 전략적으로 베팅하는 품목이다. 미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구두 대신 스니커즈와 운동화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에 따른 것으로 몽클레르는 아예 나이키 출신을 최고 브랜드 책임자로 영입해 관련 품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몽클레르는 스포츠 운동화 호카(Hoka)와 협업한 신발이 출시하자마자 품절되는 경험을 맛보면서 신발 시장을 잠재적 미래 가치 산업으로 바라보고 있다.

최근 인수한 이탈리아 캐주얼 브랜드 ‘스톤아일랜드’의 공급망까지 활용한다면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신발 개발은 더욱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