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첫 공간컴퓨터 ‘비전 프로’가 이달 말 미국에서 사전 판매를 시작한다. 공식 판매는 다음 달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비전 프로의 사전 판매를 태평양 시간 기준 19일 오전 5시(한국시간 19일 오후 10시)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공식 판매일은 2월2일이다.
당초 비전 프로의 출시일을 두고 업계에서는 여러 예측이 나온 바 있다. 부품 공급, 유통망 확보 등으로 인해 출시 시점이 3월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이같은 우려에도 애플은 1월 중 비전 프로를 대량 출하할 수 있게 됐다. 애플 분석 전문가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전 프로의 대량 출하가 1월 첫째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궈밍치는 비전 프로의 올해 출하량이 약 50만대 수준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최근 발표한 2024년 기술산업 전망 분석을 통해 비전 프로가 예상 이상의 수요로 인해 출시 이후 약 1년 여간 장기 품절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비전 프로는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3)에서 첫 공개됐다. 애플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폼팩터를 선보인 것은 지난 2014년 애플워치의 첫 출시 이후 9년 만이었다.
비전 프로에 담긴 세계 최초의 공간 운영체제(OS) ‘비전 OS’는 3D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앱이 화면의 제약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앱을 원하는 크기로 나란히 배열할 수 있게 해준다.
이외에도 3D를 통해 물리적 공간을 벗어나 다른 세상을 체험할 수 있는 ‘환경’ 기능, 애플 최초의 3D 카메라, 통화 상대가 실물 크기 타일로 구현되는 페이스타임, 눈·손·음성으로 제어 가능한 완전히 새로운 입력 체계, 비전 프로 착용자 근처에 다가가면 기기가 투명화되는 ‘아이사이트’ 기능 등도 담겼다.
이같은 최신 기술들은 애플의 자체 칩인 ‘애플 실리콘’을 통해 구현된다. 기존의 M시리즈와 달리 완전히 새로운 R1 칩은 12개의 카메라, 5개의 센서와 6개의 마이크가 입력한 정보를 처리해 콘텐츠가 사용자의 눈 앞에서 실시간으로 보이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한다.
비전 프로는 미국에서만 우선 판매되고 향후 판매 국가를 순차 확대할 예정이다. 애플이 출시 국가 순서를 밝히진 않았으나 아이폰 등의 경우를 고려하면 영국·캐나다·중국 등이 유력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이폰도 2~3차 출시국에 해당하는 만큼 올해 중 출시 가능성이 크지 않다. 비전 프로의 출시가는 3499달러(약 459만원)다.